웃긴이야기
씨에씨에
긴박한 상황에서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은 단순한 건망증을 넘어, 언어의 장벽과 당황함이 결합했을 때 얼마나 황당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며 누리꾼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작성자 B씨는 전날 서울 건대입구 인근에서 길을 걷다 실수로 한 남성의 발을 강하게 밟았다. 상대 남성은 슬리퍼를 신고 있어 통증이 상당했는지 중국어로 무언가 항의 섞인 말을 내뱉었다. 상대가 중국인임을 직감한 B씨는 너무 놀라고 미안한 나머지, 아는 중국어를 총동원해 사과를 건네려 했다. 문제는 그 순간 B씨의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가 사과가 아닌 감사였다는 점이다.
B씨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상대방을 향해 연신 "씨에씨에(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발이 밟혀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 면전에서 "밟게 해줘서 고맙다"는 식의 기괴한 인사를 건넨 셈이다. 상대 남성은 사과 대신 감사를 표하는 B씨를 마치 '이상한 사람' 보듯 쳐다보다가 자리를 떴고, B씨는 뒤늦게 샤워를 하던 중 자신이 "미안하다(뚜이부치)"가 아닌 "고맙다"를 외쳤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했다.
이 해프닝은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뇌가 평소 익숙한 단어를 무작위로 출력하며 발생하는 일종의 '언어적 오류' 사례다. 특히 외국어의 경우, 뜻보다는 단어의 존재 자체가 먼저 떠올라 상황에 맞지 않는 표현을 내뱉는 경우가 잦다. B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상대방 입장에서는 사이코패스 만난 기분이었을 것", "발 밟힌 것도 서러운데 조롱까지 당한 꼴"이라며 폭소 섞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이 사건은 '샤워 중의 깨달음'이라는 현대인의 전형적인 후회 패턴으로 마무리되었다. 당시에는 최선의 대응이라 믿었던 행동이 시간이 흐른 뒤 이불을 걷어차게 만드는 흑역사가 된 것이다. 비록 현장에서 오해를 풀지는 못했지만, B씨의 이 황당한 실수는 일상의 긴장을 잠시나마 녹여주는 유쾌한 에피소드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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